저는 두드러기가 생기기 전까지는 어성초라는 풀이 있다는 것을 들어보기만 했을 뿐,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지는 알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두드러기 때문에 고생하고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제에 지쳐갈 때 쯤 언제까지나 약에 의존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성초가 피부질환에 좋다는 말을 듣고, 어성초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어성초는 한자어로써, 물고기 비린내가 나는 약초라는 뜻입니다. 어쩐지 어성초 잎을 만져보면 생선 냄새 같은 것이 나서 눈살을 찌푸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어성초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고, 각종 염증을 다스릴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체내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플라보노이드'라는 성분이 있어서 우리 몸에 과산화지질의 과도한 축적을 막아주고 이로 인해 나쁜 활성산소를 제거해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항바이러스 성분이 있어 기관지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기침이나 가래 때문에 고생을 하시는 분들도 복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탈모 예방이나 치료에도 좋아 남성분들께서 많이 복용하신다고 하는데 그 효과는 확실하지 않다고 하니 잘 알아봐야할 것 같습니다.

 

어성초가 열독을 식히고 해독하는 효과가 많다고 하니 두드러기에도 효과가 있을 것 같아 유기농 제품만을 판다는 쇼핑몰에서 어성초 말린 잎을 구매를 했습니다. 사실 유기농인지 유기농이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급한 마음에 믿고 얼른 사버렸습니다.

어성초 잎을 배송 받은 후 일단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잎을 차주전자에 넣고 끓였습니다. 일반 차를 마시듯 그냥 따뜻하게 해서 마셔볼까 했지만, 일단은 약초이므로 저에게 안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공병 스프레이에 담고 두드러기가 나는 부위에 수시로 뿌려줬습니다. 그리고 화장솜에 잔뜩 적셔서 두드러기가 나는 부위에 아예 화장솜을 붙여버렸습니다. 얼마 후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약 30분정도 흐른 후 화장솜을 떼어보니 두드러기가 가라앉아 있던 것 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약을 먹어 가라앉을 때가 되어서 가라앉았겠거니 하고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냥 수시로 어성초 끓인 피부에 뿌리고, 화장솜에 묻혀서 붙여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또 몇분 후에 두드러기가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 이거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진짜 저런 민간요법을 절대 믿지 않는 타입인데 제 스스로가 효과를 보니 의지하고 매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큰 공병 스프레이에 어성초 끓인 물을 가득 담아 집에 한 병, 회사에 한 병, 작은 공병은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수시로 두드러기가 난 가려운 피부에 뿌려주었습니다. 그렇게 항히스타민제를 점점 줄였고, 두드러기는 한동안 나지 않았습니다.

 

다 나은 줄 알았지만, 몇달 후 회사에서 회식으로 과음을 한 다음날 두드러기는 또 재발 했습니다. 이번에도 피부과에서 스테로이드제와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고 먹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추가된 것은 어성초 끓인 물을 냉장고에 넣고 수시로 마셨습니다. (냉장고에 넣은 이유는 무더운 여름이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스테로이드제를 줄이다 안먹고, 항히스타민제도 한알씩 줄여나가며 경과를 지켜보았습니다. 그와중에도 어성초 차는 마치 습관처럼 마셨고, 결국 지금은 두드러기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드러기의 재발은 쉽기 때문에 만약 두드러기가 또 난다면 다시 꾸준히 어성초 차를 마실 계획입니다.

두드러기가 안나는 지금 어성초 차를 꾸준히 마시지 않는 이유는 어성초에는 찬 기운이 있어서 수족냉증이나 몸이 찬 사람에게는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두드러기로 고생하는 분들 계시면 어성초를 이용해보는 것을 저는 추천드립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질환의 한 원인인 히스타민에 작용에 길항하는 약제입니다.

주로 두드러기나 알러지, 아토피, 비염, 천식 등에 다양하게 처방되어집니다.

저는 두드러기를 앓으며 히스타민, 항히스타민제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히스타민은 장내에서의 생리작용 조절과 신경전달물질로서의 작용 뿐만 아니라 국소적인 면역반응에 관련한 생명활동에 필수불가결한 아민이라고 하는데, 저는 이 말은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찾아본 히스타민은 우리 인체의 기본 구성 성분이고 세포 내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히스타민이 하는 일은 세포 증식, 염증 반응, 조직 재생, 분화와 혈구를 생성하고, 신경에 반응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냥 히스타민을 제 몸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켜 결국 나에게 두드러기를 일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두드러기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저는 히스타민이 무엇인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제 몸에서 반응하는 히스타민을 차단하는 약으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여러 번의 두드러기를 앓으며 저는 많은 종류의 항히스타민제를 먹어봤습니다.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나 꼭 처방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 등을 다양하게 먹어본 것 같습니다.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에서 2~3세대까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로는 페니라민, 하이드록시진, 유시락스 등이 있습니다.

저는 피부과나 내과에서 유난히 페니라민과 유시락스 처방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보통 유시락스 시럽을 많이 처방 받는다고 합니다.

페니라민 주사도 상당히 많이 맞았지만, 저에게는 차도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효과가 빠른 편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빠른 만큼 효과가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 하루에 3~4번은 꼬박꼬박 복용했었습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은 정말 엄청나게 졸리다는 점입니다.

저는 사무직이기 때문에 자리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데, 약들을 먹으면 정말 몽롱하고 잠이 쏟아져 업무에 집중할 수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갈증이 상당히 심했습니다.

평소에 물을 적게 마시는 편인데 2L 짜리 생수병을 자리에 두고 계속 따라마셔도 갈증이 났습니다.

 

이번에는 2~3세대 항히스타민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3세대라고 묶어서 지칭하는 이유는 3세대 항히스타민제도 2세대에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가 처방 받았던 약은 세리티진, 로라타딘, 레보세리티진, 밤에 자기 전에 먹은 약으로는 씨잘정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기분탓인지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먹었을 때 보다 2~3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먹었을 때 덜 졸렸던 것 같아 폭풍 검색을하고 의사에게도 약의 차이점을 여쭤보았습니다. 답은 2~3세대가 졸리게 하는 성분이 덜 있는 것이 맞았습니다.

이럴때는 예민한 제 성격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밖에도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으로는 두통, 어지러움, 변비 등이 있다고 합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의 부작용이 있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자신에게 맞는 약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로 써보니 정말 다양한 종류의 항히스타민제를 많이도 먹었습니다.

약을 안먹고 싶지만 두드러기 환자는 어쩔 수 없이 먹어야하는 항히스타민제에게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서 고맙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모두가 두드러기로 부터 해방되어 항히스타민제를 안먹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잔병치레가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약 4년 전에 회사 업무 때문에 한창 스트레스를 받을 때였습니다.

평소에 즐겨먹던 샤브샤브를 먹고 집에 돌아와서 씻고 쉬는데 갑자기 팔꿈치부터 뜨거운 열감과 피부 팽진이 느껴졌습니다.

그 당시에는 별생각 없이 그냥 대충 바디로션만 듬뿍 발랐습니다.

그러다가 자려고 누웠는데 팔, , 다리, 얼굴 할 것 없이 정말 미친듯이 가렵기 시작했습니다.

불을 켜고 거울을 보니 다 부풀어 오르고 너무 간지러워 참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다음날 병원을 가겠다고 일단 찬물로 다시 샤워를 하고 누웠는데, 갑자기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일단 급하게 콜택시를 불렀습니다. 한창 추운 겨울 새벽이라 콜택시도 잘 없어서 119를 불러야 할 정도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운 좋게 택시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인 서울대학교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혼자 응급실로 간 경험은 처음이라 무서웠습니다.

제 증상을 본 의사는 별 것 아니라는 듯 기다리라고 했고, 저는 더욱 두려움에 떨며 링겔을 맞았습니다.

그때 의사가 말하길 원인은 제가 음식을 잘못 먹어서 급성 두드러기가 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주사를 맞고 약 꼬박꼬박 잘 먹으면 금방 가라앉을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맞으라는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집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약 두 세시간 정도 있으니 두드러기는 귀신같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역시 큰 병원은 다르구나 라는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은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두드러기에 대한 생각은 싹 잊고 저는 다니던 회사에서 이직을 하고 그때보다는 평화로운 날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야구경기를 보고 과식과 과음을 한 다음 날 다시 그 때처럼 피부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또 급하게 찬물샤워를 하고 동네에 있는 병원을 갔습니다. 의사는 음식 먹은 것을 물어보더니 웃으며 원인은 과식과 과음 때문이라고 주사를 맞고 약을 먹으면 금방 가라앉을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 때까지는 저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약을 며칠 내내 아무리 먹어도 증상은 더 심해지기만 하고 도저히 차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의원, 한방병원, 또 다른 피부과 등 여러 병원을 다녔습니다. 그러다 얼굴, 입술까지 가렵고 피부 팽진이 악화됐습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아예 회사 연차를 내고 서울대학교 피부과를 갔습니다.

진료를 받을 때 피부를 보여주니 의사도 깜짝 놀라며 이걸 어떻게 참았냐고, 많이 힘드셨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괜히 서러워져서 눈물이 나올 뻔 한 것을 억지로 참았던 기억이 납니다.

원인을 물어보니 원인을 알 수 없는 다형홍반이라고 해서 참 허탈하고 좌절했습니다.

원인을 알면 근본 치료가 가능할텐데 원인을 모르니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일단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2주치 처방약을 받았습니다.

첫 두드러기 때와 마찬가지로 주사를 맞고, 약을 먹으니 두드러기는 곧 가라앉았습니다.

병원에서 돌아오면서 음식 때문이 아닌 것을 알고 엄청 맵고 기름진 치킨을 흡입했습니다.

음식 때문에 두드러기가 난줄 알고 한동안 밀가루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먹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약을 2주 정도 꼬박꼬박 먹고 다시 서울대학교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저는 깨끗해진 제 피부를 보며 나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의사는 스테로이드를 그렇게 먹었는데 가라앉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며, 앞으로 잘 관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동안은 사우나, , 담배 등은 몸에 열을 낼 수 있는 것은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두드러기가 다 가라앉지는 않고 하나 둘씩 다시 산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방 받은 항히스타민제를 먹으면 또 괜찮아지고 그런 것을 반복하다가, 어느 날부터 안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제 다 나았구나 하고 안심했습니다.

그러나 약 2년 뒤,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또 두드러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자꾸 재발하니 이젠 정말 만성이 될까 너무 무섭고 또 약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겨웠습니다.

그리고 약에 내성이 생겨서 나에게 맞는 약이 없을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또 주사를 맞고, 약을 먹으며 나아갔습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 마다 거울로 온 몸을 보며 오늘은 어디에 났나 하고 볼 정도가 되었습니다. 자다가 하도 긁어서 상처까지 난 제 다리를 보면서 눈물을 훔친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나 이거 평생 관리해야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두드러기는 면역력 문제라는데 어렸을 때부터 면역력이 약했던 터라 건강하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두드러기 정보란 정보는 다 찾아보고 이것 저것 해보기도 했습니다.

나에게 맞는 방법이 분명 있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일단 두드러기는 나지 않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절대 방심할 수 없는 것이 누군가가 말하길 두드러기가 평생 안 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난 사람은 없다.” 라는 말 때문입니다.

저는 진짜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좌절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건강관리 잘하라고 하는 내 몸이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 말을 늘 명심하고 앞으로도 잘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두드러기의 명확한 원인이 밝혀져, 두드러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Recent posts